영화랑 놀자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명작으로 꼽는데, 솔직히 나는 별다른 감동을 받지 못했다.
전쟁영화를 워낙 싫어하기 때문이다.

미대륙을 놓고 영국군과 프랑스군이 대륙의 곳곳에서 전쟁을 하는데, 원주민 인디언들의 이해득실까지 겹쳐 전쟁의 양상이 복잡하게 얽힌다. 처음에는 잔인하게 살인을 저지르는 전쟁 영화에서 뭐 볼 게 있을까 라는 생각이었지만 보다 보니 열정적인 로맨스도 등장해 흥미를 갖기 시작했다. 바위 틈에서도 꽃이 피듯이 삭막한 전쟁터에서도 사랑이 피어난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장면은 총칼과 도끼로 사람을 죽이는 장면이다. 게중에서도 사람을 죽인 후 머리 가죽을 벗기고, 심장을 꺼내는 인디언들의 야만성은 눈을 감고 싶을 정도이다.

그러나 달리 생각해 보면, 그런 일을 초래하도록 만든 백인들의 야만성이 한 수 위인 것 같다. 다만 규율과 원칙과 품위로 위장을 해서 노골적으로 드러나지 않을 뿐.

코라와 여동생 앨리스는 아버지 먼로 대령이 주둔해 있는 요새를 향해 떠나는데, 도중에 격렬한 전투에 휘말리고 수차례 죽음의 고비를 넘긴다. 부대원들은 다 죽고, 부대를 지휘하던 던컨 소령과 두 자매와 호크아이와 모히칸족 부자 이렇게 6명만 살아남는다.

호크아이의 보살핌을 받아 목숨을 건진 코라는 호크아이를 사랑하게 되고, 닥쳐온 위험이 커질수록 두 사람의 사랑도 깊어진다.

인디언 마그와의 집요한 복수심으로 먼로 대령, 앨리스, 던컨 소령, 모히칸족 운카스 등 많은 사람들이 죽고, 마지막 모히칸 칭가치국과 호크아이와 코라 세 사람만 살아남는다.

수많은 사람들이 땅을 차지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우고 죽어갔지만, 자연은 묵묵히 자기 자리를 지키고 있다. 감독이 영화의 시작과 끝에서 똑같은 모습의 자연을 보여준 것은 인간이 자연을 소유하겠다고 욕심을 부리는 일 자체가 부질없는 일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다른 한편, 남의 터전에 쳐들어가 땅을 빼앗고 원주민 인디언을 망가뜨리고 말살시킨 백인들의 횡포를 암묵적으로 고발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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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몽땅연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