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는 막스(뱅상 카셀), 뤼시엥, 다니엘이라는 세 남자와 리자(모니카 벨루치), 앨리스, 뮈리엘이라는 세 여자들이 서로 얽히고 설켜 사랑하는 이야기이다. 아니 사랑이라는 단어를 쓰기에도 멋적을 정도다. 그냥 만나서 이야기 나누고, 음식먹고, 키스하고, 잠자는 이야기라고 해야 할까.
중심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는 사람은 막스다. 막스는 세 여자 모두와 감정교류가 있었고, 관계를 맺는다. 막스의 친구 뤼시엥은 앨리스를 좋아하고 사귀지만, 뤼시엥은 앨리스에게 아무것도 아니다. 앨리스가 어떻게 하든지 막스와 친해지고 싶어 막스의 친구 뤼시엥 근처를 맴돈 것이다.
리자와 막스가 잘 지내고 있었는데, 앨리스가 고의로 리자의 편지를 막스에게 전하지 않음으로써 리자와 막스는 헤어졌으며, 막스는 리자를 오랫동안 아쉬워한다.
영화는 막스가 도쿄를 다녀오기로 된 3박 4일이라는 기간 내에 일어난 일을 보여준다.
영화가 시작되면서 막스는 우연히 리자의 흔적을 보게 되고, 도쿄로 가지 않고 프랑스에 남아 리자를 찾아다닌다. 리자를 찾기 위해 별의별 수고를 다 했는데, 막상 그렇게 찾던 리자와 만날 기회가 왔을 때는 리자가 아닌 앨리스를 찾아간다. 그 사이에 있었던 큰 사건은 막스가 앨리스의 일기를 읽은 일이다. 그래서 막스가 리자를 사귀기 이전부터 앨리스가 막스를 좋아했다는 걸 알게 되었으며, 내막을 알게 된 막스는 앨리스를 선택한 것이다.
막스는 로마로 여행을 가는 앨리스를 찾아 공항을 찾아가 만나고, 함께 로마로 가려 했지만,
약혼자 뮤리엘이 나타나는 바람에 앨리스와 헤어지게 된다. 영화는 막스가 약혼자 뮤리엘과와 포옹하는 장면으로 끝나는데, 포옹하고 있는 막스의 눈길은 떠나는 앨리스에게 꽂혀 있다.
앨리스는 웃으며 혼자 비행기를 탄다. 막스와 주변 인물과의 관계는 영화가 시작되던 시점으로, 원점으로 돌아왔다. 막스는 아무일 없었던듯 뮤리엘과 잘 지낼 것이다.
그 며칠 사이의 막스의 행동은 마치 자의식 없이 표류하는 현대의 젊은이를 대변해 주는 것 같다.
자신이 선택하여 행동한다기보다는 자기에게 일어나는 어떤 우연에 자신을 맡기는 편의주의자.
막스는 프랑스인들의 전형적인 모습을 아주 잘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책임감이라든가 도덕성따위는 관심도 없이, 자신의 순간적 감흥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들.
물론 모든 분야에서 그렇다는 것이 아니라 남녀 관계에서 그렇다는 뜻이다.
진지함이나 고뇌 없이 쉽게 사귀고, 쉽게 헤어지고, 또 다른 사랑에 쉽게 빠지고...
우리나라 사람들은 프랑스에 대해 어떤 동경 같은 걸 가지고 있다. 그들의 문화나 지성과 감성, 자유분방한 삶 등이 매력적인 것은 사실이다. 이 영화는 그 중에서도 감성적 요소를 아주 잘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프랑스적 요소는 어디까지나 프랑스인들의 속성이며, 나에게는 생소한 구경거리일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들에게는 자연스러운 일이 나에게는 이질감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이해하려고 애쓰지 말고,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편안히 감상하는 게 좋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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