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랑 놀자

'책 이야기'에 해당되는 글 18건

  1. 2018.08.25 성당지기 이야기
  2. 2012.03.30 눈물샘
  3. 2012.03.30 마음의 기도
  4. 2012.03.30 성 프란치스꼬의 잔 꽃송이
  5. 2012.01.24 가난한 이의 슬기 (프란치스꼬 이야기)
  6. 2011.01.31 정약용과 그의 형제들 1.2
  7. 2011.01.31 모세의 생애
  8. 2011.01.21 열하일기 1.2.3.
  9. 2011.01.12 픽션들
  10. 2011.01.12 영혼의 연금술사

저자:    어느 한국인 사제

출판사: 성바오로 출판사, 2017

 

본문 중:

주님, 이곳은 당신의 집입니다. 저는 불림 받은 종일 뿐입니다. 비록 아주 작은 성당이지만, 이곳을 생각하는 모든 이들, 잠시라도 머물다 가는 모든 이들을 돌보아 주십시오.

지상 나그네 길이 끝나는 시간이 저마다 다르겠지만, 세상 모든 곳의 성지에서 빛을 밝히셨듯이, 희미하게나마 이곳에서도 세상을 비추는 빛이 사라지지 않게 해 주소서.

저는 일명 고해성사를 까다롭게 주기로 소문난 젊은 신부였지요. 그날도 미사 전후로 수백 명의 신자들에게 판공성사를 주느라 혼자서 고군분투하고 있었습니다. 차례대로 고해소로 들어오는 사람들의 고백을 듣고, 고해성사의 형식을 지키지 못하거나 준비 없이 보는 사람들, 혹은 냉담의 정도나 죄의 경중에 따라 여느 때처럼 무척 엄중한 보속을 주면서 훈계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형제분이 고해소에 들어와서는 성사를 어떻게 보는 줄도 모르고 끊임없이 흐느끼기만 하는 것이었습니다. 몇 분의 침묵과 몇 마디 말이 이어지고 또다시 침묵하기를 반복했기에, 고해성사의 원칙과 중요성에 대해 그리고 그 형제의 잘못된 자세에 대해 습관처럼 강한 훈계를 했습니다. 그랬더니 갑자기 흰 천으로 가려진 건너편에서 흐느낌과 원망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신부님, 저 20년 만에 성당에 나왔습니다. 그런 제가 고해소까지 오는 것이 얼마나 무섭고 떨리는 줄 아십니까? 그런데 이렇게 야단을 치시면 제가 어떻게 고백을 합니까? 신부님은 죄를 짓지 않습니까?"

순간 머릿속이 하얗게 되고 말문이 막혀 잠시 멍해졌습니다. 그리고 저도 모르게 고해소 문을 열고 반대편 고해소에서 무릎 꿇고 앉아 있는 그 형제님을 일으켜 세웠습니다.  그리고 그 형제님께 깊이 고개 숙여 사과를 드렸습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제가 잘못했습니다. 마음 진정시키시고 다시 차분하게 하느님께 성사를 보십시오. 정말 죄송합니다."

제가 사과를 하는 동안 그 형제의 뒤편에는 수십 명의 신자들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지만 제 눈에는 그들이 보이지도 않았고, 부끄럽다는 생각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제가 해야 할 일은 그 형제에게 사제로서 교만했던 것에 대해 용서를 청하고 그 형제가 다시 자신의 죄를 하느님께 고백하도록 해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습니다. 저의 진심 어린 사과와 하느님의 이끄심 때문이었을까요? 그 형제는 다시 고해소로 들어갔고, 이제는 주저함 없이 자신의 모든 것을 고백했습니다. 고백을 듣는 내내 저는 저의 교만함을 보속하는 마음으로 임했습니다.

그 형제 덕분에 저는 어느 순간 죄의 항목을 찾는 심문자, 더 나아가 죄를 판단하는 심판자가 되어 있는 저 자신을 발견했던 것입니다. 어느새 그렇게 변해 버린 제 모습이 너무나 한심하고 부끄러웠습니다. 예수님께 용서를 구하고 또 구했습니다. "예수님, 당신 마음을 실행하는 일인 사목을 하지 않고 인간의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용서해 주십시오." 그 고해소 안에서 진심으로 뉘우쳐야 할 사람은 그 형제보다는 바로 저 자신이었습니다. 아주 짧은 만남이었지만, 그분 덕분에 저는 제가 있어야 할 제자리를 다시 찾을 수 있었습니다.

 

감상:

가톨릭에서는 사제를 호칭할 때 신부님이라고 한다. 문자대로 풀이하자면 영적인, 정신적인 아버지가 된다. 신부라는 단어보다 사제라는 단어가 사제의 역할과 기능을 더 분명하게 규정해준다는 생각이 든다. 사제들이 독선과 아집에 빠지기 쉬운 것은 자신이 영적 아버지라고 생각하는 데서 비롯된 것은 아닌지, 자신들이 무엇인가 지도하고 훈계하는 역할을 떠맡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은 아닌지 생각해 본다. 과거에는 단지 사제라는 이유로 나이 많은 신자들이 젊은 사제들에게 고개를 숙이고, 젊은 사제가 자신보다 더 나이가 많은 신자들에게 반말을 하기도 했다. 하긴 요즘에도 성당에서 열심히 봉사하는 자매들을 "야! 야!" 라고 부르며 반말을 하는 사제들이 있다. 이런 의식은 사제를 한없이 높은 위치로, 거의 하느님의 자리 수준으로 올려 놓는다. 그러나 예수님은 형제로서, 벗으로서 사람들을 섬기셨다. 

저자는 일단 그런 허영심에서 벗어나 있는 것 같다. 동일한 선상에서, 다르게 표현하자면 평등한 인간 대 인간으로 신자를 대하는 자세를 보여준다. 그리고 일상의 사건들 안에서 자신의 자리가 어디인지, 자신이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지 끊임없이 성찰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렇기 때문에 회심의 기회를 발견하며, 하느님의 사랑을 전하는 기회도 발견한다. 진솔한 인간으로서, 목자의 역할을 겸허하게 그리고 훌륭하게 해내고 있는 것 같다. 저자가 의도한 바는 아니겠지만, 저자는 우리 사회에서 추락한 종교인들의 위상을 회복시켜 주며, 사제의 역할의 중요성을 되돌아보게 한다. 어쩜 가장 인간적인 모습이 가장 거룩한 모습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 인간다움으로써 거룩함에 가 닿을 수 있으라는 희망을 갖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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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샘

책 이야기 2012. 3. 30. 18:20

장 바니에 저

안느-소피 앙드류 엮음

양 비안네 역

성바오로 출판사, 2012년 2월 29일 발행


장 바니에:

캐나다 총리를 역임한 조지 바니에의 아들로, 1928년 스위스 제네바에서 태어났다. 1964년 철학과 신학을 가르치던 바니에는 프랑스의 트로슬리브로이유에서 집 한 채를 마련하고 발달 장애인 두 사람과 함께 살기 시작했다. 그리고 '노아의 방주'를 본떠 '라르슈'라고 불렀다. 발달 장애자들의 공동체 '라르슈'의 시작이었다. 현재 라르슈는 34개국에 백여 곳이 넘는 국제 네트워크로 성장했으며, 장애자들과 그들을 돌보는 조력자들이 함께 살아가고 있다. 그들은 복지 시설에서 실현하지 못한 공동체 의식과 존엄성을 형성해 가고 있다. 또한 바니에는 마리 엘레느 마티유와 함께 '믿음과 빛' 공동체의 공동 설립자이기도 하다. 현재 75개국에 1300여 개의 공동체가 있다.

 

본문:

끊임없이 다른 사람을 실망시킬지라도, 어떤 기대나 믿음, 바람에도 미치지 못할지라도 하느님은 실망하지 않으십니다. 남에게 보이는 나와 진짜 내가 다를지라도, 내가 할 수 있는 일과 실제로 하는 일 사이에 차이가 있더라도 우리의 하느님은 실망하지 않으심을 알아야 합니다.

하느님은 우리를 정확히 아십니다. 사람들이 우리 때문에 실망하는 것은 꿈을 꾸고 이상을 투사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하느님은 결코 그렇지 않으십니다. 그분이 사랑하는 이는 바로 오늘의 나이기 때문입니다. 미래도 과거도 아닌 현재의 나를 보십니다. 하느님은 '현재'이시기에 현재 실제의 나를 보십니다.

예수님께서 당신의 사랑을 우리에게 전달하시려면 그분을 향한 우리의 목마름이 있어야 합니다.

우리가 다가가지 않으면 그분은 상처를 입으십니다. 이것이 하느님의 신비입니다.

"하느님께 가까이 가기가 겁나요. 하기 싫거나 못하는 것을 하라고 하실까봐 겁이 나요." 마치 우리가 하고 싶지 않은 일을 강요하려고 하느님이 여기 계시기라도 하듯이! 하느님에 대한 이상한 생각은 언제나 죄의식과 연결돼 있습니다. 벌을 주시는 하느님, 단죄하는 하느님, 우리가 사랑하는 것을, 애착하는 것을 없애 버리려 하시는 하느님, 희생을 요구하시는 무시무시한 분! 그런데 하느님은 그런 분이 아니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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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기도

책 이야기 2012. 3. 30. 18:08

토마스 머튼 저

1915-1968.  트라피스트회 스도승이자 저술가. 평화 운동가로도 활약한 그는 뛰어난 자서전 <칠층산>으로 일찍이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그 외에도 그는 기도, 내적 성장, 사회적 책임, 폭력, 전쟁 등 광범위한 주제로 많은 글을 남겼다. 또한 20세기 동양 종교를 가장 잘 이해한 사람으로 동양의 정신을 서양에 소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영적 스승이자 탁월한 영성 저술가이며, 이 시대에 하느님을 향한 그리고 인간 연대를 향한 물음을 던진 신비가로 알려져 있다.

이영식 역

1951년 프랑스 생 쉴피스 대학을 졸업하고 사제품을 받았으며, 공부를 계속하다가 그곳 한인 성당에서 사목활동을 했다. 이후 한국으로 돌아와 부산교구에서 본당 사목을 하고 부산교구 사무국장을 지냈으며 광주 가톨릭 대학교에서 제자들을 가르치기도 했다. 부산교구 총대리직을 맡다가 1996년에 은퇴했다.

성바오로 출판사


본문:

그리스도인이라면 그저 격리된 개인일 수는 없다. 그는 하느님의 백성이며 찬양하는 공동체의 일원이다. 알렐루야는 부활하신 구세주의 승리에 찬 환호성이다. 그분의 빛나는 구름으로 드리워진 아름다운 장막 안에서 주님을 찬양하는 동안에도 하느님의 모든 백성은 여전히 순례 도상에 있다.

그리스도인의 삶의 기초가 되는 '파스카적' 리듬, 즉 죽음에서 그리스도 안의 생명으로 나아감을 표현하는 묵상 동향이 있다. 때때로 기도와 묵상과 관상은 '죽음'이다. 여기서 죽음이란 우리 자신의 무, 무기력, 좌절감, 불성실, 혼미 상태, 무지에 빠져드는 것이다. ... 만일 우리가 묵상할 때 도움이 된다면 무에 직면하여 깊은 고뇌에 빠진 채 절박하게 하느님을 요청하는 것을 표현하는 성경 구절에 의존할 수 있다. 우리가 내적 생활의 힘겨운 현실을 받아들이기로 결심할 때, 신앙을 위하여 열심히 겸손하게 기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인식할 때 그분은 우리를 암흑에서 광명으로 이끄시고, 우리의 기도를 들으시고 응답해 주시며, 우리의 궁핍을 이해하시고 우리가 요구하는 도움을 베푸신다. 그분은 원하시는 때에 우리를 도우실 수 있고, 도와주실 것이라고 믿는 더 큰 신앙을 주시는 것만으로도 그분이 우리를 어두움 속에서 광명으로 이끌어 주시는 것이다. 이것으로 이미 충분한 대답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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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꼬회 한국관구 옮김

분도출판사 , 1975년 초판, 2011년 18쇄


본문:

"레오 형제여, 가령 작은 형제가 소경을 눈뜨게 하고, 꼽추를 고쳐주고, 마귀를 내쫓고, 귀머거리를 듣게 하고, 앉은뱅이를 걷게 하고, 벙어리를 말하게 하고, 더 위대한 일로 죽은 지 사흘된 사람까지 부활시킨다 할지라도, 그러한 것은 완전한 기쁨이 되지 않는다고 잘 기록해 놓으시오."

"가령 작은 형제가 모든 나라 말과 온갖 지식과 만 가지 책에 능통하고 장래 일뿐만 아니라, 인간 양심의 비밀까지 뚫어볼 수 있다 하여도 그러한 것이 완전한 기쁨이 되지 않는다고 잘 기록해 놓으시오."

"문도 열어 주지 않고, 추위와 굶주림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바깥 쏟아지는 빗속에 우리를 밤중까지 내버려둘 때 그런 욕설, 인정없는 무자비한 대우, 매정한 거절도 우리가 인내로써 달게 받고 그 사람과 맞서서 싸우거나 불평하지 않고 겸손히 애덕으로 '문지기가 말한 것은 정말이다. 우리에게 그렇게 말하도록 하느님께서 시킨 것이다'라고 생각한다면, 레오 형제여! 그것이 바로 완전한 기쁨이라고 기록해 놓으시오."

"온 세상에 있는 모든 의인과 악인을 내려다보시는 지극히 거룩하신 그 눈이 모든 죄인들 가운데서 나보다도 더 천하고, 더 부족하고, 더 큰 죄인을 보시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은 당신이 하시고자 하는 그 놀라운 일을 위해서, 그 이상 더 천한  피조물을  찾지 못하셨기에 나를 택하시어 이 세상의 존귀한 자, 아름다운 자, 강한 자, 지혜로운 자를 부끄럽게 하시고, 그래서 만선만덕은 창조주 하느님께로부터 오는 것이지 결코 피조물에게서 오는 것이 아니며, 누구도 하느님 앞에서 자랑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입니다. 자랑하는 자는 영광과 존귀를 영원무궁토록 받으실 주님 안에서 자랑할 것입니다."

"사랑하는 나의 형제여, 거룩한 가난의 무한한 보물을 잃지 않도록 도움을 청합시다. 그것은 대단히 신성하고 귀중한 보물로서 우리같이 천한 그릇에 담아두기에는 너무나 합당치 않습니다. 사실 그것은 천상에서 오는 덕입니다. 우리는 이 보물로 땅 위의 온갖 허무한 것을 짓밟아 버리며, 또 이 고귀한 보물로써 우리 영혼의 모든 방해물을 없이하여 자유로이 영원하신 하느님과 일치할 수 있게 됩니다. 이것이야말로 아직도 이 땅에 발이 묶여 있는 영혼이 하늘의 천사들과 서로 대화할 수 있게 해 주는 덕입니다. 이 가난이야말로 십자가 위의 그리스도를 따라갔으며, 그리스도와 함께 부활하여 그리스도와 함께 하늘에 올라갔습니다. 또한 현세에서라도 가난을 사랑하는 영혼에게는 천상으로 날아갈 힘을 주고, 이 가난만이 홀로 참된 겸손과 애덕의 무기를 지켜주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이 복음적 진주를 더없이 사랑하신 가장 거룩한 사도들에게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 성총을 구해 주시도록, 즉 주님의 지극하신 자비에 의해서, 우리가 이 소중하고 사랑스러운 복음적 가난의 참된 애인이요, 실천자요, 겸손의 제자가 될 수 있도록 간청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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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몽땅연필

엘르와 르끌레 저
마리아의 전교자 프란치스꼬 수녀회 역
분도출판사, 1982 초판

본문:

영혼의 불안입니다. 물이 흐려지면 물은 그 자체가 순수하지 못함을 드러내 보이게 됩니다.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람이 불안해하면 자기 행동에 영감을 주고 있는 근원이 순수하지 못하고 혼탁하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그러한 사람은 주님의 성령에 의해서가 아니라 다른 것에 의하여 깊이 빠져 들어갑니다. 자기가 원하는 것을 다 가져 만족하는 동안에는 자기를 이끄는 것이 진실로 하느님의 영인지 아닌지 알아볼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악습을 성덕인 양 높이 올리고, 사심 없는 고귀한 뜻이라며 자기 자신을 찾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것은 무의식적으로 일어납니다. 자신을 속이는 자는 어떤 반발이나 반대를 받으면 그 가면이 벗겨져 불안해지고 화를 내게 됩니다. ‘영적가면을 벗고 육적인간으로 나타납니다. 자기를 방어하기 위하여 손톱에 날을 세워 나타나는 것입니다. 이러한 불안과 공격적인 자세는 주님의 성령이 아닌 다른 것에 이끌린다는 것을 드러내 보이는 겁니다.”

싸움으로써가 아니라 예배함으로써 할 수 있습니다. 하느님을 예배하는 사람은, 오직 하느님만이 전능하신 분임을 알고, 하느님을 마음 깊이 받아들입니다. 하느님이시라는 것만으로도 즐거워합니다. 하느님의 현존, 그것만으로 충분합니다. 그것이 자유를 줍니다. 우리가 예배할 줄 안다면 그 무엇도 우리를 불안하게 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큰 강물과도 같이 평온하게 이 세상을 살아갈 것입니다.”

제 말을 들어보세요. 너무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하느님을 찬미하십시오. 하느님은 사랑이심을 기뻐하며, 하느님의 현존을 감사하십시오. 작은 형제, 바로 그것입니다. 이렇게 하게 되면 자기를 생각하지 않게 됩니다. 하느님과의 일치가 어떤 상태인지는 생각지 마십시오. 자기가 완전하지 못하다고, 또 자기 죄를 발견하고 슬퍼하는 것은 인간적인 감정일 뿐입니다. 수사님의 눈높이를 올려야 합니다. 무한하신 하느님의 현존, 하느님의 광채는 무궁무진하십니다. 영혼이 순결한 사람은 하느님을 사랑합니다. 영혼이 순결한 사람은 영원한 생명이신 하느님을 믿고 온갖 비천함 가운데서도 하느님께 감사하며 하느님의 선하심에 깊은 감명을 받습니다. 이런 사람은 모든 것을 이탈해 하느님 사랑으로 충만하게 됩니다. 그에게는 하느님이 하느님이신 것만으로 충분합니다. 이로써 그는 온전한 평화와 충만한 기쁨을 얻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하느님을 뵙게 됩니다.”

단순해져야 합니다. 과감히 자기를 버려야 합니다. 다 버리고 자기를 비워야 합니다. 그리고 가난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우리를 짓누르는 것, 우리 잘못에 대한 무거운 짐까지도 모두 버려야 합니다. 주님의 영광만을 바라보며 그 영광이 자기 안에 넘치게 해야 합니다. 하느님의 현존을 기뻐해야 합니다. 그러면 마음은 한결 가벼워지고, 하늘을 나는 종달새처럼 자기를 잊게 됩니다. 그때 모든 걱정과 불안이 사라지고, 완덕에 대한 갈망으로 오직 하나, 하느님만을 원하는 순수한 마음으로 바뀌게 됩니다.”

주님께서 순결하지 못하다고, 합당하지 못하다고 다 쫓아내 버리신다면 당신 앞에 몇 사람이나 남는다고 생각합니까? 그때 우리 모두 다 쓸려 나갈 것입니다. 우리라고 별수 있습니까? 이런 잣대로 본다면 인간들 모두 그렇고 그렇습니다. 다행히 하느님께서는 깡그리 청소하는 걸 좋아하지 않으십니다. 그게 우리를 구원해 주는 겁니다. 주님께서는 성전에서 장사꾼들을 쫓아내셨습니다. 주님께서 당신 집 주인이시니 얼마든지 그러실 수 있다는 것을 우리에게 보여 주기 위해서였습니다. 주님께서는 꼭 한 번만 그렇게 하셨습니다. 그러고 나서 주님께서는 박해자들의 채찍에 자신을 내맡기셨습니다. 주님께서는 하느님의 인내를 우리에게 보여 주신 겁니다. 엄벌을 가하실 줄 모르는 하느님이 아니라 사랑이신 하느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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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몽땅연필

이덕일저
김영사
2004년 5월 1일 초판 1쇄 발행
2004년 5월 18일 초판 3쇄 발행


정재원 (1730-92)
정약용 형제의 부친. 영조 38년(1762) 생원시에 급제했고, 대과는 보지 않았으나 음보로 지방관에 나가 진주목사로 있던 중 사망했다. 첫 부인 남씨가 장남 약현을, 후취 윤씨가 약전, 약종, 약용과 이승훈의 부인이 된 딸을 낳았다.

정약현(1751-1821)
정약용의 이복 맏형으로 정조 19년(1795) 진사시에 합격했으나 벼슬에는 나가지 않았다. 자신은 천주교도가 아니었으나 첫 부인이 이벽의 누이였으며, 딸 명련은 황사영과 혼인한 관계로 고초를 겪었다.

정약전(1758-1816)
정약용의 둘째 형으로 정조 14년(1790) 문과에 급제하고 병조좌랑 등을 역임했다. 정조 사후 흑산도에 유배되어 '자선어보' '논어난(論語難)' 등의 저술을 남겼다.

정약종(1760-1801)
정약용의 막내 형으로 다른 형제들보다 늦게 천주교를 받아들였으나 다른 양반들이 천주교를 버릴 때도 신앙을 굳게 지켰다. 정조 사후 국문을 받고 참수당했다.

이승훈(1756-1801)
정조 7년(1783) 말 부친을 따라 베이징에 가서 서양인 신부에게 영세를 받고 이듬해 돌아옴으로써 천주교를 자발적으로 수용한다. 이때 그가 가져온 천주교 서적들은 여러 차례 정국에 파란을 일으켰다. 정약용 형제의 매형이기도 한 그는 1801년 신유박해 때 사형당했다.

이가환(1742-1801)
성호 이익의 종손으로 벼슬이 형조판서에 이르렀다. 당대 제일의 천재 학자로 정조와 서양의 고학문명에 대해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채제공 사후 남인 영수가 되었으나 천주교도라는 공격을 받아 자리에서 물러났다. 천주교를 버렸음을 언행으로 입증했으나 신유박해 때 사형당했다. 저서로 '금대관집(錦帶館集)'이 있다.

이벽(1754-85)
정약현의 처남으로 정약용에게 처음으로 천주교를 가르쳐 주었다. 박식했으나 천주교를 접한 후 벼슬을 포기했다. 문중으로부터 강한 배교 압력을 받아오다가 병사했는데, 일각에는 독살설도 있다.

채제공(1720-99)
정조 때의 남인 영수로 좌의정을 지냈다. 정조 때 사도세자 문제를 거론했다가 큰 파문을 일으켰다. 그가 죽고 나서 남인들의 세력이 약화되었다.

홍화보(1726-91)
정약용의 장인. 영조 47년(1771) 훈련초관으로 국자시에 1등했으며 무관으로서는 이례적으로 동부승지에 발탁되기도 했다. 정조 15년(1791) 황해도 병마절도사로 있을 때 사망했다.

정학연(1783-1859)
정약용의 맏아들로 시문과 의술에 밝았다. '종축회통'이란 저서가 있다.

정햑유(1786-1855)
정약용의 둘째 아들로 '농가월령가'의 작자이기도 하다.

정학초(1791-1807)
정약전의 아들로 학문에 뛰어나 정약용이 학문의 후계자로 삼으려 했으나 17세에 요절했다.

목만중
남인으로 정약용 집안과 가까웠으나 천주교에 반대해 벽파로 돌아서면서 정적이 된다. 정약용을 죽이기 위해 여러 차례 공격했다.

서용보(1757-1824)
노론 벽파로 정약용을 비롯한 남인들을 공격한다. 영조 때 대사헌을 지냈으며 순조 때 우의정으로서 신해박해를 주도하면서 정약용의 석방을 방해했다. 1819년에는 영의정에 오른다.

심환지(1730-1802)
영조 47년(1771) 문과에 급제해 벼슬길에 나온 이후 정조 때 벽파의 영수가 된다. 정조 사후 영의정을 맡아 신유박해를 주도했다.

혜장(1772-1811)
젊어서 대둔사의 주지가 되었다. '주역'을 공부하다가 정약용을 만난 후 다산을 사실상 스승으로 삼았다. 그가 일찍 죽자 정약용이 '아암장공탑명'을 써주었다.

황사영(1775-1801)
서울 출신으로 정약현의 딸 명련과 결혼하면서 천주교에 입교한다. 정조 14년(1790) 사미시에 급제한 후 정조의 부름을 받았으나 벼슬을 포기하고 전교에만 전념한다. 은둔지 배론에서 신유박해의 전말을 담은 백서를 작성해 베이징 주교에게 전달하려다 발각되어 능지처사되었다. 가족들은 모두 노비가 되어 귀양갔으며 그의 집에는 우물이 만들어졌다.

주문모(1752-1801)
중국 장쑤성 쑤저우 출신으로 베이징 신학교 졸업 후 정조 18년(1794) 지황등의 안내로 입국했다. 이후 7년 동안 숨어 다니면서 천주교를 전파했는데, 신유박해 때 국경 부근까지 도망갔다가되돌아와 의금부에 자수했다. 1801년 새남터에서 군문효수형으로 순교했다.

최필공(1745-1801)
궁중 전의 집안에서 태어난 중인으로 배교를 거부해 사형당할 뻔했으나 정조의 배려로 목숨을 건졌다. 정조가 평안도 심약관(審藥官)으로 임명했으나 다시 신앙생활을 하다가 1801년 서소문 밖에서 처형되었다.

최인길(1765-1795)
중국어 역관 출신으로 주문모의 거처를 마련했으며 정조 19년(1795) 주문모를 체포하러 오자 주문모 행세를 하다가 포도청에 잡혀가 장살 당했다.

권철신(1736-1801)
이익의 학통을 이었는데 많은 제자들이 따라서 녹암계를 형성했다. 양명학과 천주교를 수용하는 등 열린 가슴을 갖고 있었고, 정조 때 천주교를 버렸다고 주장했으나 1801년 천주교 신자라는 이유로 체포되어 옥사했으며, 시신은 이가환과 함께 기시되었다.

권일신(1751-1791)
권철신의 아우이자 안정복의 사위이다. 양명학을 연구하다가 이벽의 권유로 천주교 입교하고 이승훈에게 세례를 받았다. 진산사건 때에 체포되자 80세 노모로 인해 마음이 흔들려 회오문을 지어 올렸는데, 유배 도중 고문에 의한 상처로 객사하였다.

최창현(1754-1801)
서울 출신으로 중인 역관이다. 이벽의 권유로 천주교에 입교했으며 1791년 신해옥사로 양반들이 배교하자 조선 천주교회의 주도적 인물로 활동하다 신유옥사 때 사형당했다.

정약용(1762-1836)
6울 16일 경기도 광주군 초부면 마재에서 아버지 나주 정씨 재원과 어머니 해남 윤씨 사이에서 태어났다. 위로 이복 맏형 약현과 동복형 약전 약종과동복 누이가 있다. 처음 자는 귀농이었다가 미용으로 바뀌었으며 약용은 관명이다. 호는 삼미, 다산, 사암, 자하도인, 문암일인 등이고 여유당은 당호이다. 이해에 사도세자의 변이 일어났다.

1776: 홍화보의 딸 풍산 홍씨와 결혼했고, 아버지가 복직되자 집을 세내어 서울에서 살았다.

1781: 서울에 있으면서 과시를 익혔으며, 7월에 딸을 낳았으나 닷새만에 죽었다.

1782: 서울 창동에 처음으로 집을 사서 살았다.

1783: 2월 세자 책봉을 경축하기위한 증광감시의 경의초시에 합격하고 4월 회시에 생원으로 합격해서 성균관에 들어감. 선정전에서 최초로 정조와 만남. 9월에 장남 학연이 태어났다. 정약전도 가을에 진사가 되어 성균관에 들어갔다.

1784: 성균관 유생으로 있으면서 여름에 정조에게 '중용강의'를 바쳤다. 맏형 약현의 처남 이벽에게 천주교에 대해서 처음 듣고 서적을 보았다.

1786: 7월에 둘째 아들 학유가 태어남

1789: 정월 반시에서 수석하고 곧바로 진시에 나가 급제해 비로소 벼슬길에 올랐다. 5월에 부사정, 6월에 가주서에 제수되었으며, 겨울에 정조가 한강을 건너기 위한 주교를 설치하는데 규제를 작성해 올렸다.

1791: 5월에 사간원 정언, 10월에 사헌부 지평에 제수됨. 겨울에 '시경의' 8백여 조를 바쳐 임금으로부터 크게칭찬을 받았다. 이해 전라도진산에서 윤지충 권상연이 부모의 신주를 불태우고 제사를 폐지한 진산사건이 일어났는데, 이를 계기로 천주교 배격운동이 일어나자 정약용과 약전 형제도 배교했다.

1792: 정조의 호의로 노론의 반대를 무릅쓰고 홍문관록에 뽑혔으며 이어 홍문관 수찬이 되었다. 4월 9일 진주 임소에서 아버지 진주공의 사을 당해 공주에서 여막살이를 하면서 정조의 명으로 '수원성제'와 '기중가도설'을 지어 올렸다.

1795: 동부승지가 되고 품계가 통정대부에 이름. 정조와 수원 현륭원에 배알했다. 이해 주문모 신부가 입국해 논란이 일었는데, 이 사건의 여파로 7월 충청도 금정찰방으로 좌천되자, 온양의 석암사에서 성호 이익의 문집을 정리했다. 12월에 용양위 부사직이 되어서 서울로 올라왔는데, 이해 맏형 정약현이 진사시에 합격했다.

1797: 6월에 좌부승지를 제수받았으나 자신의 천주교 관계 전말을 고백하는 사직 상소문을 올리고 물러났다. 윤 6월에도 황해도 곡산 부사로 나가 선정을 베풀었다. 겨울에 '마과회통' 12권을 완성했다. 정약전은 성균관 전적을 거쳐 병조좌랑이 되었다.

1800: 봄에 처자를 데리고 낙향했는데, 정조가 내각 서리를 보내 곧 부르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6월 28일 정조가 승하하면서 나락으로 추락함. 여유당이란 당호를 지었다.

1801: 사간원의 논계로 체포되어 국문을 받았다. 정약종과이가환 이승훈 권철신 등은 사형당하고 정약용과 정약전은 사형에서 감해져 경상도 장기와 신지도로 유배갔다. 정약용은 장기에서 '이아술' 6권과 '기해방례변'등을 지었으나 10월 황사영사건으로 다시 체포되면서 잃어버림. 정약용과 약전은 다시 국문을 받고 전라도 강진과 흑산도로 유배갔다.

1803: 봄에 '단궁잠오' 여름에 '조전고' 겨울에 '예전상의광' 등을 짓는 등 본격적인학문에 나서는 한편 '주역'을 깊게 연구했다.

1818: '목민심서'를 지었다. 8월에 귀양이 풀려서 강진을 떠나 고향 마재에 돌아옴

1822: 회갑을 맞아 스스로 '자찬 묘지명'을 지었다. 이가환, 권철신 등 신유박해 때 사형당한 남인들의 묘지문도 짓기 시작했다.

1827: 대리청정하던 효명세자(익종)가 정약용을 등용하려 하자 윤극배가 상소해 정약용을 무함했으나 무고로 드러났다.

1836: 회혼일인 2월 22일 진시 초에 마재 자택 정침에서 조용히 서거했다. 4월 1일 여유당 뒷동산, 지금의 남양주시 조안면 능내리의 자좌지원에 안장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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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세의 생애

책 이야기 2011. 1. 31. 21:43

C.M. 마르띠니 저

성염 역

성바오로 출판사, 1987, 11월


본문: 

파라오도 말은 이렇게 했었다. "본바탕에서 나는 처신을 잘한다. 나는 바르게 행동했다. 달리 할 수가 없다. 나는 정직한 사람이다." 우리는 사실 '암점(블랙 포인트)이라고 일컫는 그 요건들에 의해서 너무도 제약을 받는다. 우리 내면에 암흑의 구석이 있고, 거기서는 사물을 바라볼 수 없을 뿐더러 이러저러한 일은 하지 말아야 한다는 사실마저도 의식 못한다. 진정 그것은 어떤 폐쇄구역이며 대개는 우리 자신도 의식 못하니 타인들이 이를 식별하기는 더욱 불가능한 노릇이다.

이상의 것이 우리에게 자리잡고 있는 피제약 조건들이다. 이런 조건들을 두고는 내성을 시도해 봤자 무용하다. 그것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기회가 생겨야만 나타나며 암흑의 구석이 그때에만 모습을 보이는 까닭이다. 

파라오로서는 본능적으로 자기의 특권을 움켜잡을 것이고 그것을 결코 내려놓지 않을 것이다. 이것은 엄연한 인간실존의 드라마이다. 집단의 특권, 집단의 세력, 전세계에서, 각국에서, 교회에서, 종교 단체들에서, 수도회에서 이 드라마가 전개되고 있다. 바로 이것이 어디에나 침투해 있는 파라오의 힘이다. 파라오는 그 더듬이를 뻗쳐 어디에나 현존하며 우리 모두 속에 자리잡고 있다.

우리 내면에 도사린 파라오는 이 모든 악한 생각들이며 밖에서 흘러들어온 것이 아니라 우리 내면에서 발생하여 집단으로 뭉치고 얽히면서 갖가지 저항력과 세력으로 형태를 갖추어 모든 장소로 확산된다.  파라오의 행태는 다음과 같다. 음행, 도둑질, 살인, 간음, 탐욕, 악의, 사기, 방탕, 시기, 중상, 교만, 어리석음.

우리 안에 있는 모세란 우리 자유의 분출이요, 사물을 있는 그대로 포착하려는 우리 의지의 도약이다.

그것은 하느님의 영, 하느님이 해방시키기 위하여, 또 본연성을 추구하는 우리 열망을 불러일으키기 위하여, 온갖 규제 조건에 갇혀 있는 우리의 영을 해방시키기 위하여 하느님이 모든 방도를 강구하시는 부단한 노력을 가리킨다. 어느 것이나 우리를 바리사이파로 만들 기회는 있다. 어떤 사물을 하느님의 사물로 여기지 않고 우리 소유물로 여겨 애착하는 한, 바리사이파 사상에 떨어지게 마련이다.

모세라는 인물은 하느님이 끊임없이 우리를 해방하시려는 노력, 우리 본연의 모습을 다시 대두시키시려는 노력, 조그만 덩어리로 움츠러들고 응고되려는 우리의 성향을 깨뜨리면서 성령의 펄펄 끓는 가마솥에 뛰어들게 하시려는 노력을 대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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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하일기 1.2.3.

보호글 2011. 1. 21.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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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션들

책 이야기 2011. 1. 12. 18:43

보르헤스 전집2 :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태어났다. 단편소설집 '픽션들'(1944)과 알렙(1949)으로 전세계적 명성을 획득했다. 하버드 대학과 소르본 대학을 비롯한 세계의 많은 대학에서 명예박사학위를 받았고, 세르반테스 상을 비롯하여 국제적으로 명성 있는 상들을 수상하였다.
주요작품으로는 '픽션들' '알렙' '불한당들의 세계사' '칼잡이들의 이야기' '셰익피어의 기억' 등의 소설집과 시집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열기' 등이 있다.

황병하 역 : 텍사스 휴스턴 대학 졸업. 동대학원 석사
UCLAQ박사(라틴아메리카 현대소설 및 현대소설론)
광주여대 창작문학과 교수로 재직하다 1998년 타계
저서 평론집 '반리얼리즘 문학론' '메타비평을 위하여' 장편소설 '흑맥주'
역서 보르헤서 전집 전 5권. '불한당의 세계사' '픽션들' '알렌' '칼잡이들의 이야기' '셰익스피어의 기억' 등

민음사 1994년 9월 30일 1판 1쇄 펴냄, 2007년 6월 20일 1판 30쇄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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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헤 부카이 지음 : 1949년에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출신으로 아르헨티나 사람들이 가장 선호하는 정신과 전문의이자 심리 치료사이다. 저자는 현대적 감각으로 풀어낸 옛날 이야기를 통해 사람들의 마음을 치료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 책은 1997년 처음 출간된 아르헨티나를 비롯해 대다수 남미국가에서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그밖에도 '클라우디아에게 보내는 편지' '옛날 이야기 해줄게' '두 눈을 크게 뜨고 서로 사랑하자' '이야기 놀이' '자존감으로부터 이기주의까지' 와같은 소설들이 스페인어권 스테디셀러로 자리잡았다. 현재 저자는 성인과 커플의 심리 상담을 맡고 있으며 '개슈탈트 심리학 미국협회'의 회원이기도 하다. 논리적인 해설이나 정신분석학적 설명보다 한 편의 이야기가 사람들의 마음에 훨씬 더 생생하게 와 닿는다고 믿는 그는 사람들이 자기 자신을 이해하고 인생의 중심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김수진 옮김 : 서울태생. 한국외국어대학교 스페인어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 통번역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9년 현재, 모교에서 강의하면서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너를 정말 사랑할 수 있을까' '살인의 창세기' '성수의 결사단' '푸른 옷의 귀부인' '창조주의 지도' '빌더버그 클럽' '반지' '나다' '남부의 여왕' '검의 대가' '항해' 출근길 행복하세요?' ''행운'등이 있다.

살림출팜사 2009년 8월 24일 초판 인쇄, 9월 1일 초판 발행 




알고 싶지 않아요.


그대 더 이상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 해도

부탁입니다. 

제발

나에게 말하지 말기를.


오늘만은,

아직까지는,

비록 거짓말일지라도

아무것도 모른 채 항해하고 싶어요.

미소 띤 얼굴로 잠들겠어요.

아주 편안한 마음으로.

그리고 내일 아침

아주 이른 새벽에 눈을 뜨겠어요.


그리고 나 바다로 돌아갈게요.

약속해요....


하지만 지금 이 순간만은

불평이나 항거의 기척도 없이

나, 마음껏 항해하렵니다. 무작정

한없이 너그럽기만 한 그대 속으로......

내가 네게 원하는 건....

내가 네게 원하는 건, 내 말을 들어주되 나를 심판하지 않는 것이고,
내가 네게 원하는 건, 네 의견을 개진하되 내게 충고하지 않는 것이고,
내가 네게 원하는 건, 나를 믿되 요구하지 않는 것이고,
내가 네게 원하는 건, 나를 도와주되 나 대신 결정하려 들지 않는 것이고,
내가 네게 원하는 건, 나를 돌봐주되 나를 무시하지 않는 것이고,
내가 네게 원하는 건, 나를 바라보되 내 안에 너의 다른 것들을 투영하지 않는 것이고,
내가 네게 원하는 건, 나를 안아주되 숨막히지 않게 하는 것이고,
내가 네게 원하는 건, 내 용기를 북돋우되 내 등을 떠밀지 않는 것이고,
내가 네게 원하는 건, 나를 뒤에서 지원해 주되 나를 통째로 떠맡지 않는 것이고,
내가 네게 원하는 건, 나를 지켜주되 거짓이 없어야 하는 것이고,
내가 네게 원하는 건, 내게 가까이 다가오되 나를 침범하지 않는 것이고,
내가 네게 원하는 건, 네가 정말로 싫어하는 나의 면면들을 알고도 그걸 인정할 뿐 바꾸려 들지 않는 것이고,
내가 네게 원하는 건..... 지금 이 순간에는 내게 말할 수 있음을 알았으면 하는 것이다.
아무런 조건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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