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의 우주베키스탄 소녀 로사는 본국에서 발레를 공부하였으며, 볼쇼이 발레학교에 입학하길 희망했지만, 소비에트 연방의 와해로 인해 그 꿈이 무산되었다.
그런데 한국의 인력알선업체가 그녀에게 한국에 와서 춤을 추면 큰 돈을 벌 수 있다고 제안한다. 순진한 그녀는 그 말을 믿고, 사랑하는 가족들이 있는 고국을 떠나 한국으로 오는데....
한국에 와서 그녀가 하는 일은 나이트클럽에서 남자들의 시선을 끌기 위해 요염한 춤을 추는 일. 그 댓가로 팁이 주어지는데, 팁이 그녀의 수입이 된다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그녀를 한국으로 데려온 조실장에게 바쳐야 한다.
급여도 못 받고, 같은 처지의 동료들과 비좁은 아파트에서 모여 불편한 삶을 살면서, 사생활의 자유도 구속받는다.
영화의 줄거리는 실제로 있음직한 이야기다. 어쩜 한국의 어느 도시에서는 이보다 더 심한 일이 일어나고 있을지도 모른다.
시간이 갈수록 그녀의 삶은 나락으로 향한다. 술집 손님들을 접대해야 하는가 하면, 이차까지 따라가야 한다.
꿈 많고 순수한 소녀를 이 지경으로 망쳐 놓은 주범은 한국 사회이다. 저개발국가에서 온 이주여성들을 얕보고, 이용하고, 사람 취급도 안하는 고약한 한국 사람들. 같은 한국인으로서 수치스럽고 분노스럽다.
로사에게 탈출구가 있을까?
별 흥행거리가 되지 않을 이 영화를 맹관표 감독은 왜 만든 것일까? 다문화사회의 문제점들을 부각시키기 위해서인가? 아니면 이주 여성을 착취하는 잘못된 한국 사회를 고발하고 싶었던 걸까? 만일 그렇다면 성공했다고 말할 수 있겠다.
자기 나라의 치부를 이렇게 생생하게 드러내기까지 아마도 많은 고민이 있었을 것이며, 용기도 필요했을 것이다. 마치 한 시대를 거치며 드러난 한국 사회의 도덕 상실을 고발한 다큐멘터리처럼 느껴진다. 그런 의미에서 나름 의미있는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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